야네센을 걷다 보면 오래된 건물의 문 앞에서 자꾸 멈추게 된다. 목욕탕이었던 갤러리, 아파트였던 카페, 100년 된 다방 — 이 동네의 현재 층은 유리와 철골이 아니라 "고쳐 쓰기"로 나타난다.
목욕탕의 미술관
SCAI THE BATHHOUSE는 옛 목욕탕 "가시와유" 건물을 1993년 개조해 연 현대미술 갤러리다 사실. 목욕탕의 높은 천장과 골조를 그대로 살린 공간에서 지금은 현대미술이 걸린다 — 몸을 씻던 자리가 눈을 씻는 자리가 된 셈이다 추정. 몇 걸음 옆, HAGISO는 60년 넘은 목조 아파트를 철거 위기에서 살려 카페·갤러리·이벤트 공간으로 되살린 "최소문화복합시설"이다 사실. 그리고 1916년경 목조 건물의 카야바 커피는 밀크홀에서 시작해 100년 넘게 이 자리를 지켜 왔다 사실(운영 시간은 방문 전 확인 미확인).
다섯 도시의 같은 문장
초량의 옛 백제병원이 카페가 되고, 레드훅의 철공소가 예술 센터가 되고, 클러큰웰의 시계공 다락을 디자이너가 물려받은 것 — 야네센의 재생 건축은 그 문장의 도쿄판이다 추정. 부수고 새로 짓는 대신 쓰임을 바꿔 살아남는 것. 다섯 도시가 서로 모른 채 같은 문법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이 여행지 시리즈가 계속 발견해 온 것이다. 그리고 9화에서 보겠지만 — 이 "고쳐 쓰기"가 언제까지 가능한가가, 지금 야네센의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