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에서 불을 막아 준 그 넓은 공간의 정체가 4화에 있다 — 절과 묘지다. 야나카는 60여 곳의 절이 모인 "절의 도시"이고, 그 한가운데 도쿄 도립 야나카 묘지가 있다.
마지막 쇼군의 자리
야나카 묘지에는 에도 막부의 마지막 15대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잠들어 있다 사실. 대정봉환으로 막부의 시대를 스스로 닫은 인물이, 옛 에도의 목조 풍경이 가장 잘 남은 이 동네에 묻혀 있다는 것은 우연 이상의 울림이 있다 추정. 묘지를 관통하는 벚꽃길은 봄이면 도쿄에서 가장 조용한 벚꽃 명소가 된다 사실.
있었던 것의 부재
한때 이 일대에는 덴노지의 오층탑이 서 있었다 — 고다 로한의 소설 『오층탑』의 모델로 이야기되는 탑이다 추정 — 통설. 그러나 1957년 화재로 소실됐고, 지금은 그 초석 자리만 남았다 사실. 무언가가 서 있던 자리의 빈 초석 — 스미스필드의 시장이 박물관으로 바뀌던 클러큰웰의 장면처럼, 야나카에도 "있었던 것의 부재"를 보는 자리가 있다. 이 동네가 지킨 것과 잃은 것은 같은 골목 안에 함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