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쳐 쓴 거리의 첫 층은 난민이 깔았다. 1685년 프랑스가 낭트 칙령을 폐지하자 개신교도 위그노 수만 명이 국경을 넘었고, 그중 상당수가 런던 동쪽 스피탈필즈에 정착해 실크 직조업을 일으켰다 사실.
다락의 창
푸르니에 스트리트의 조지언 벽돌집을 올려다보면 지붕층 창이 유난히 넓다. 베틀에 자연광을 들이기 위한 직조공의 설계다 사실. 집이 곧 공장이던 시절의 흔적이 창 하나에 남았다. 그 거리 끝에는 니컬러스 혹스무어가 설계한 크라이스트 처치 스피탈필즈(1729년 축성)가 서 있다 사실 — 이민자의 골목과 국교회의 첨탑이 마주 보는 구도 자체가 이 동네의 원형이다.
재구성된 집
포게이트 스트리트 18번지의 데니스 세버스 하우스는 위그노 직조공 가족이 살던 집의 시간을 방마다 재구성한 "정물 드라마"다 사실. 촛불과 소리로 연출된 방을 말없이 걷는 방식이라, 이 시리즈가 다루는 "층위"를 몸으로 느끼기에 가장 좋은 실내 공간이다 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