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을 처음 떠올리면 빅벤과 타워브리지가 먼저 보인다. 그런데 리버풀 스트리트 역에서 동쪽으로 10분을 걸으면 공기가 바뀐다. 조지언 벽돌집과 벵골어 간판, 베이글 가게와 벽화가 한 거리에 포개진 동네 — 쇼디치와 브릭 레인이다.
겹쳐 쓴 거리
이 지구의 정체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같은 거리를 서로 다른 사람들이 350년 동안 겹쳐 썼다. 17세기 말 프랑스 위그노 직조공, 19세기 동유럽 유대인, 20세기 방글라데시 실헤티 커뮤니티가 차례로 스피탈필즈와 브릭 레인에 정착했다 사실. 지금 그 위에 스트리트 아트와 스타트업, 그리고 재개발 크레인이 겹쳐지는 중이다.
왜 반나절인가
지구 전체가 걸어서 도는 규모라, 하루보다 3~4시간 반나절 코스가 더 잘 맞는다 추정. 리버풀 스트리트 역(엘리자베스 라인·언더그라운드)이나 쇼디치 하이 스트리트 역(오버그라운드)에서 시작하면 된다 사실. 마켓·노포·벽화·이민사의 층위에 반응하는 여행자에게 맞고, 왕실과 대형 박물관이 우선이라면 이 반나절은 웨스트엔드에 쓰는 편이 낫다.
이 시리즈는 그 층위를 한 겹씩 걷는다. 표면은 브런치와 빈티지 마켓이지만, 그 아래엔 "이 거리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