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에서 본 계획에는 "파리의 에펠탑을 본뜬 탑"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실제로 세워진 것은 그보다 이상한 물건이었다.
두 개를 합친 탑
초대 통천각은 1912년 7월 3일, 신세카이 루나파크와 함께 완성됐다 사실. 형태는 파리의 개선문 위에 에펠탑의 윗부분을 얹은 듯한 디자인이었고, 높이는 약 75미터였다 사실. 유럽을 대표하는 두 상징을 하나의 구조물로 겹쳐 놓은 셈이다. 이 절충적인 모습이야말로 신세카이의 성격을 압축한다 — 바깥의 최신을 가져와 섞어 만든 새로운 세계 추정.
발밑에서 시작된 불
그런데 이 탑은 오래가지 못했다. 1943년 1월 16일, 탑 발밑에 있던 영화관 오하시자의 실화로 번진 화재에 손상됐다 사실. 그리고 같은 해 2월 20일부터 철골을 절단·해체하는 공사가 진행돼 철거됐다 사실. 개장한 지 31년 만이었다.
계획의 첫 번째 삭제
2화에서 말한 순서가 여기서 시작된다. 설계도에 있던 것이 먼저 사라지는 순서 말이다. 루나파크는 이미 1923년에 없어졌고(4화), 이제 탑까지 사라졌다 사실. 1943년 시점의 신세카이에는 이 동네를 신세카이로 만들었던 두 상징이 모두 없었던 셈이다 추정.
그래서 지금 보는 것
지금 신세카이 한복판에 서 있는 탑은 초대가 아니다. 1956년에 재건된 두 번째 통천각이며, 설계자도 형태도 높이도 다르다(5화) 사실. 여행자가 사진을 찍는 그 탑은, 원본이 사라진 뒤 다시 세운 것이다. 이 동네에서 "원래 있던 것"과 "지금 있는 것"을 구분하는 일은 생각보다 자주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