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즈가 걸어온 다른 동네들은 대개 자라났다. 부두가 생기고 사람이 모이고 가게가 늘어나는 식으로. 신세카이는 다르다. 이 동네는 그려진 다음에 지어졌다.
빈 땅에서 시작하다
출발점은 1903년에 열린 제5회 내국권업박람회다 사실. 박람회는 끝났고 넓은 부지가 남았다. 그 자리를 새로 조성하면서 1912년 7월 3일 이 일대가 신세카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사실. 이름 자체가 새로 만든 지역이라는 사실을 담고 있는 셈이다 추정.
탑을 세운다는 구상
계획에는 처음부터 상징물이 들어 있었다. 박람회 부지에 유원지를 열고 파리의 에펠탑을 본뜬 탑을 세운다는 구상이 있었고 사실, 그 결과가 초대 통천각이다(3화). 유원지 루나파크도 같은 해에 함께 열렸다(4화) 사실. 즉 탑과 놀이공원과 거리가 한 세트로 설계된 것이다 추정.
계획도시라는 조건
이 사실이 왜 중요한가. 계획된 것은 대체로 계획한 사람의 것이고, 계획이 끝나면 함께 끝나기 때문이다 추정. 실제로 루나파크는 1923년에 사라졌고(4화), 초대 통천각은 1943년에 해체됐다(3화) 사실. 설계도에 있던 것들이 먼저 없어졌다.
그리고 남은 것
반면 지금 신세카이의 얼굴이 된 것들 — 잔잔요코초의 좁은 골목과 장기 가게, 쿠시카츠 노포 — 은 대부분 전후에 생겨났다(6·7화) 사실. 계획된 미래는 지워지고, 계획되지 않은 생활이 남아 동네를 대표하게 된 것이다 추정. 이 역설이 신세카이를 걷는 내내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