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오래된 동네가 보존되면 우리는 그것을 누군가의 의지로 이해한다. 로마는 다르다. 이 동네를 지킨 것은 의지가 아니라 우연, 그리고 규제였다.
지을 수 없게 되다
1985년 지진 이후, 새 아파트 건물을 짓거나 옛 건축물을 개조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제가 들어섰다 사실. 그런데 이 규제가 뜻밖의 결과를 낳았다 — 살아남은 역사 건물들이 재개발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된 것이다 사실. 무너진 자리에 고층을 올릴 수 없게 되자, 3화에서 본 파사드들이 시간 속에 묶여 남았다 추정.
우연한 박물관
결과적으로 로마는 근대건축의 우연한 박물관이 됐다. 규제가 재개발을 막으면서 임대료는 낮게 유지됐고, 아름다운 건축은 그대로 남았다 사실. 이 두 조건 — 싼 임대료와 좋은 건물 — 이 결합해 2000년대 이후 예술가와 창업자를 불러들였다(8화) 추정. 다다오청과 인천의 재생이 정책과 사업으로 이뤄졌다면, 로마의 부활은 규제의 부작용에서 시작됐다.
연대가 남긴 내구성
이 층에서 반드시 함께 기억할 사실이 있다. 2017년 또 한 번의 지진에서, 1985년에 재건된 로마의 건물들이 버텨냈다 사실. 그 이유는 주민들이 재건 공사를 제대로 감독했기 때문이다 사실. 4화에서 본 시민 연대가 감성적 기억으로만 남은 것이 아니라, 실제 건물의 내구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추정.
그리고 역설의 완성
여기서 이 시리즈의 관통선이 완성된다. 지진이 동네를 무너뜨렸고, 그 붕괴가 규제를 낳았고, 그 규제가 건축을 보존했고, 그 보존이 부활을 불렀다 추정. 그런데 그 부활이 지금은 새로운 위기를 만들고 있다 — 그것이 9화의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