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에는 이름이 로마인 동네가 있다. 그런데 이 동네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든 것은 번영이 아니라 붕괴였다. 1985년의 대지진이다.
파리를 꿈꾼 동네
콜로니아 로마는 20세기 초 포르피리아토 시기에 부유층을 위한 유럽풍 주거지로 조성됐다 사실. 파리식 대로와 상하수도를 갖춘, 당시로서는 최신 엘리트 거주지였다 사실. 즉 신세카이처럼 이 동네도 자연스럽게 자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그려진 계획 도시였다(2화) 추정.
무너짐이 지킨 것
1985년 9월 19일, 규모 8.0의 지진이 멕시코시티를 덮쳤다. 로마 일대에서만 460채 이상의 건물이 무너지거나 손상됐고, 인구는 1970년 9만 5천 명에서 1995년 3만 5천 명으로 줄었다 사실. 그런데 여기서 역설이 시작된다 — 지진 이후 도입된 신축 제한 규제가, 우연히도 남은 역사 건물을 보존하는 결과를 낳았다 사실. 무너진 자리에 새 아파트를 올릴 수 없게 되자, 살아남은 옛 건물이 그대로 남은 것이다(5화).
부활, 그리고 논쟁
낮아진 임대료와 아름다운 건축은 예술가들을 불러들였고, 2000년대 이후 로마는 카페와 벽화, 미식의 동네로 되살아났다 사실. 그러나 그 부활이 지금은 정반대의 문제를 낳고 있다 — 되살린 사람들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최전선이 된 것이다(9화) 추정. 이 시리즈는 그 층들을 순서대로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