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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살아있는 기억, 을지로 · 3

인쇄골목: 화면 이전의 서울

3화 · 600년 업종이 2026년 3월 정비구역 지정을 받다

핏트립 에디터 · 2026.07.04

서울 인쇄골목은 1403년 주자소 터에서 600년을 이어온 인쇄 집적지다. 명함 한 박스가 4~5개 가게를 거쳐 완성되는 협업 시스템 덕분에 작동한다. 2026년 3월 충무로 1~5구역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임대료 급등과 권리금 함정으로 이탈이 이미 시작됐다.

을지로에서 충무로 방향으로 걷다 보면 냄새가 바뀐다. 커피보다 종이와 토너 냄새가 짙어지는 순간, 인쇄골목에 들어선 것이다. 1403년 조선 왕실 인쇄기관인 주자소가 있던 자리다. 사실 2026년 3월, 서울시는 이 지역 핵심부를 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인쇄업에 동네가 필요한 이유

대부분의 도시에서 인쇄는 회사 하나, 건물 하나다. 여기는 다르다. 명함 한 박스도 디자인→제판→인쇄→재단·제본까지 네다섯 개 전문 가게를 거친다. 각 가게는 종업원 5명 이하의 소규모다. 이들이 서로 살아남는 이유는 옆 가게로 걸어서 일감을 넘길 수 있을 만큼 가깝기 때문이다. 사실 바로 이것이 이 골목이 새 건물 하나로 통째로 옮길 수 없는 이유다. 가게들이 흩어지면, 이들을 빠르고 저렴하게 만드는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다.

지금 변하고 있는 것

골목 주변 임대료는 옆 동네 힙지로 열기가 번지면서 크게 올랐다. 많은 영세 세입자는 권리금이라는 한국식 보증금 목돈을 걸고 있어, 계약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채 떠나면 이 돈을 잃는다. 사실 일부 인쇄업체는 이미 파주나 동대문 같은 더 저렴한 외곽으로 떠났다. 한 곳이 빠질 때마다 남은 가게들의 협업 네트워크는 조금씩 더 얇아진다.

방문객이 실제로 볼 수 있는 것

평일 오전 영업 시간에 가면 열린 가게 안으로 인쇄 작업이 보인다. 가게에서 가게로 넘어가는 주문 한 건의 여정을 따라가 볼 수도 있다. 종이 견본과 샘플북이 진열창을 채우는 모습은 빵집의 진열대와 닮았다. 2026년 현재 일부 건물에는 재개발 고지문이 붙기 시작했다.

자주 묻는 질문

인쇄골목은 어디에 있나요?
4호선 충무로역과 을지로3가역 사이, 을지로 남쪽 방향에 있다. 종이와 토너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입구다.
인쇄골목이 이렇게 많은 가게로 이루어진 이유는 뭔가요?
명함 한 박스도 디자인→제판→인쇄→재단·제본까지 4~5개 전문 가게를 거친다. 가게들이 걸어서 일감을 넘길 수 있을 만큼 가까워야 이 시스템이 작동한다. 한 건물로 옮기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다.
2026년 3월 정비구역 지정이 인쇄골목에 어떤 의미인가요?
충무로 1~5구역 정비구역 지정으로 현재 건물들이 대형 신축 건물로 대체될 수 있다. 서울시는 인쇄업을 일부 유지하겠다고 하지만, 가게들이 흩어지면 협업 시스템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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