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큰웰 그린 모퉁이의 작은 건물 앞에 서면, 이 시리즈의 3화(시계공)와 4화(집회의 광장)가 하나로 합쳐진다. 37a번지 — 인쇄공의 동네가 남긴 가장 유명한 인쇄물이 여기서 나왔다.
불꽃을 찍던 방
1902년, 망명 중이던 레닌은 이 건물의 인쇄소에서 러시아 혁명 신문 「이스크라(불꽃)」를 인쇄했다 사실. 신문은 러시아로 밀반입되어 지하 조직망을 타고 돌았다 사실. 건물 자체는 1738년 웨일스 자선학교로 지어진 것으로 사실, 1933년부터 마르크스 기념 도서관이 되어 레닌이 쓰던 방을 보존하고 있다 사실.
왜 여기였는가
망명 혁명가에게 필요한 것은 세 가지였다 — 인쇄기, 기술자, 그리고 묻지 않는 이웃. 인쇄공의 동네 클러큰웰은 셋 다 갖추고 있었다 추정. 4화에서 본 장인 급진주의의 인프라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이 작은 건물 하나가 증언한다.
을지로의 자매
인쇄 골목이 사상의 통로가 되는 구조 — 을지로 시리즈를 읽은 독자라면 이 서사의 골격이 낯익을 것이다. 서울의 인쇄골목이 민주화 시기의 유인물과 연결되듯, 런던의 인쇄 골목은 이스크라와 연결된다 추정. 도시가 달라도, 활자가 놓이는 골목에는 비슷한 이야기가 고인다.